골프에 대한 개념 정리하기 3편

다양한 골프채 모습
Bikekim 아바타

 

이번 포스트는 골프를 전혀 모르는 분들을 위한 분들을 위한 기초를 배워보는 장이다. 골프에 대한 개념을 간단하게 나마 정립해 보고자 한다.

 

게임의 흐름

 

파4홀을 예로 들 때 골프 게임의 흐름은 다음과 같다. 파4 홀은 공을 두 번 쳐서 그린에 올리고, 그린 위에서 두 번 퍼트해 홀아웃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를 줄여 말하면 2온 2퍼트다. 여기서 ‘온’이라는 것은 ‘그린에 오른다’는 뜻이다.

파4홀은 337m짜리도 있을 수 있고 395m짜리도 있을 수 있다. 그 거리는 홀마다 다르기 때문에 파4 홀은 특별히 단타 골퍼가 아니라면 보통 골퍼들이 두 번 쳐서 그린에 당도할 수 있는 길이로 보면 된다.

예를 들어 골퍼가 쳐야 하는 파4 홀 거리가 350m라고 하자. 그러면 제1타를 쳐서 200m쯤 날린다. 그 200m가 제대로 나갔다면 남은 거리는 150m. 따라서 제2타는 150m 거리에 맞는 클럽을 선택해샷을 한다. 그 150m 거리를 제대로 내고 방향도 좋았다면 볼은 당연히 그린에 오른다. 볼이 그린에 올라왔다면 퍼터로 굴려 볼을 홀에 넣으면 된다. 이때 2퍼트에 성공했다면 그것이 ‘파’를 잡은 것이다.

 

볼이 휘면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 같은 형태의 ‘2온 2퍼트’가 뜻대로 되는 경우는 드물다. 둥근 볼을 골프채로 치면 그 볼은 똑바로 나가는 경우보다 휘는 경우가 더 많다. 제1타가 휘어 숲 속 같은 곳으로 들어가면 흔히 그린을 향한 전방이 나무에 가려 칠 수 없는 상황이 생긴다. 그러면 나무가 없는, 평평하고 시야가 좋은 곳(골프 용어로 페어웨이fairway라 부른다)으로 볼을 쳐내야 한다. 이 경우 제2타를 옆으로 쳐내면 제3타로 온그린을 노릴 수밖에 없다. 더욱이 그 3타째도 그린에 올라가지 못하면 4타째로 올려야 한다.

볼이 잘못 맞아 제1타가 50m밖에 안 나간 경우도 마찬가지다. 제1타가 50m에 그치면 나머지 거리는 300m, 300m는 물리적으로 아마추어 골퍼가 한 번 쳐서 보낼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제2타를 잘 쳐서 갈 수 있는 거리를 200m라고 한다면 100m가 다시 남는 셈이다. 그 100m에서 3타째를 쳐야 하니 역시 기껏해야 ‘3온’이 되는 것이다.

 

더블 파

파가 얼마건 ‘파X2’의 타수로 홀아웃하면 흔히들 ‘더블 파’라고 부른다. 즉 더블 파란 파3홀의 6타, 파4홀의 8타, 파5홀의 10타를 뜻하며 골프가 아주 엉망일 경우를 나타낸다. 그러나 더블 파는 ‘한국형 조어’이다. 엄밀히 말하면 ‘더블 파’ 라는 골프 용어는 없다. 유럽과 미국 지역에서는 그냥 6타, 8타식으로 숫자로 얘기하고 간혹 파보다 4타 더 친 경우만을 쿼드루플(quadruple: 네 배라는 뜻) 보기라고 한다. 예를 들어 파5홀에서의 9타가 쿼드루플보기인 셈이다.

 

거리와 방향

 

앞의 설명을 이해했다면 두 가지 단어가 생각날 것이다. 바로 ‘거리’와 ‘방향’이다. 골프는 거리와 방향의 게임이다. 거리는 많이 날수록 좋고 방향은 똑바로 갈수록 좋다.

볼이 나가는 거리가 길면 길수록 골프는 유리하다. 왜냐하면 200m 거리의 볼을 그린에 올리는 것보다는 100m 거리의 볼을 그린에 올리는 것이 훨씬 쉽기 때문이다.

300m 홀에서 골퍼가 날린 제1타의 거리가 250m나 됐다면 남은 거리는 50m에 불과하다. 그러나 제1타를 고작 150m 보내는 데 그쳤다면 남은 거리는 150m나 된다. 이 경우 ‘어느 쪽 골퍼가 볼을 더 쉽게 그린에 올릴 수 있는가’는 불문가지다. 바로 이 같은 속성 때문에 골퍼들이 조금이라도 더 멀리 볼을 날리려 애를 쓰는 것이다.

 

방향도 좋아야

그러나 거리가 아무리 많이 나더라도 방향이 나쁘면 전혀 소용이 없다. 볼이 날아간 거리가 250m나 되더라도 볼이 휘며 방향이 어긋나면 그 볼은 숲 속에 처박히거나 모래 웅덩이에 빠지는 등 볼을 치기가 아주 어려운 곳에 가 있게 마련이다. 그런 상황에서는 다음샷으로 그린에 볼을 올리기가 힘들어지고, 결국 한 타를 더 쳐야만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제1타뿐만 아니라 그린에 올리려는 샷도 마찬가지. 그린을 향해 제2타나 제3타를 시도하더라도 방향이 틀려 그린을 벗어나면 그 다음 샷으로 다시 그린을 노릴 수밖에 없다. 이 경우 거리가 100m이든 10m이든 마찬가지다.

결국 골퍼들의 처지에서는 거리도 나고 방향도 좋은 것이 최고다. 그러나 그 같은 능력을 갖춘 골퍼는 아주 드물다. 장타자는 방향이 좋지 않은 게 일반적이고, 방향이 좋은 골퍼는 거리가 안 나는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능력을 다 갖춘 골퍼는 물론 골프를 잘 치는 사람이다. 프로 골퍼나 싱글 핸디캡 골퍼들은 이 두 가지 능력을 함께 갖춘 골퍼로 보면 된다.

 

거리와 방향의 가치

방향과 거리의 가치는 볼을 홀에 근접시키는 데 있다. 만약 30m 거리에서 홀을 향해 샷을 했는데 A씨는 홀 1m 지점에 붙였고, B씨는 5m 지점에 볼을 정지시켰다면 A씨의 퍼팅이 훨씬 쉬울 것이다. 다시 말해 A씨는 한 번에 퍼팅을 성공시킬 수 있는 확률이 높지만 B씨는 2퍼팅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거리가 안 맞아도 방향이 틀려도 볼은 홀에서 벗어나고 그 골퍼는 그만큼 퍼팅에 불리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결국 퍼팅을 잘 하는 골퍼는 다른 부분의 골프 샷을 잘 하는 골퍼보다 훨씬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300m 거리의 샷을 날렸어도 1m 거리에서 퍼팅을 두번 하면 200m를 날리고 그 거리에서 퍼팅을 한 번에 끝낸 골퍼에 비해 조금도 나을 바 없다. 300m이든 1m이든 1타는 1타다.

 

숏 홀,롱 홀

 

골프의 기록 중 가장 값진 것이 ‘앨버트로스(미국에서는 더블이글이라고도 한다.)’다. 이는 파보다 3타 적은 타수로 홀인하는 것을 뜻한다. 즉 파5홀에서 2타 만에 볼을 홀에 넣는  경우다. 만약 파4 홀에서 제1타를 그대로 홀인시켰다면 홀인원 겸 앨버트로스가 되는 셈이다. 하지만 파4 홀이란 골퍼가 두 번 쳐서 도달할 수 있는 거리가 상식이기 때문에 거의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봐야 한다.

그러나 파5홀은 장타자의 경우 거리상으로만 보면 2타 만에 홀이 있는 그린까지 도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450m의 파5홀이면 드라이버 샷을 250m, 그리고 세컨드 샷을 200m 날리면 된다. 물론 그 200m짜리 세컨드샷의 거리와 방향이 기가 막히게 맞아 볼이 직경 10.8cm의 구멍에 그대로 들어가야 하지만 말이다.

이처럼 앨버트로스는 장타와 정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을 의미하는 기록으로서 홀인원보다 희귀하고 프로 골퍼들도 일생에 한 번 하기가 어렵다. 하물며 아마추어 골퍼가 기록했다면 ‘가문의 영광’이 된다.

앨버트로스, 홀인원, 이글 등은 골퍼가 노린다고 되는 게 아니라, “치고 보니 그렇게 됐다”는 식으로 나타난다. 이 같은 기록을 내면 두고두고 가슴이 뿌듯해진다. 평생의 골프 농사를 다 지었다’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숫자가 정확하다

골퍼들의 대화에는 ‘숏 홀, 미들 홀, 롱 홀’이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하는데, 여기서 숏 홀은 파3홀, 미들 홀은 파4 홀, 롱 홀은 파5홀을 가리킨다.

그러나 이는 한국과 일본에서만 통하는 표현이다. 미국이나 유럽의 골퍼들이 의미하는 숏 홀이나 롱 홀은 그 의미가 다르다. 즉 숏 홀은 파에 관계없이 거리가 짧은 홀을 뜻하고, 롱 홀은 반대로 거리가 긴 홀을 뜻할 뿐이다.

즉 파4 홀이라도 거리가 300m 정도로 짧으면 숏 홀이고, 400m 정도로 긴 편이면 롱 홀이라 표현한다. 마찬가지로 파5홀이라도 거리가 440m 정도로 짧으면 숏 홀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외국인들과 라운드할 때에는 그 ‘의미의 다름’을 알아둬야 한다.

요즘은 국제 비즈니스가 워낙 많고 그러다 보니 외국 거래처와의 골프도 흔하다. 실용성과 정확성을 중시하는 외국인들은 골프에서도 숫자로 표현하는 것이 습관이다. 파에 관계없이 7타를 쳤으면 그냥 ‘세븐’이고 미들 홀이 아니라 그냥 파4홀이다. 따라서 그들과의 골프에서는‘더블 파 나 ‘롱 홀 같은 조어보다는 무엇이든 숫자로 표현하는 것이 의사소통에 좋다.

 

참고:  골프에 대한 개념 정립하기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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